※ 디지팩 뒷면에 잔기스가 약간 많습니다.

나는 그의 [Daily Issues]를 듣는 것이 좋다

4년 전쯤 나는 서울 어느 자취방에서 홍진표를 처음 만났다. 그 당시 나는 재즈 피아노를 배우기 위해 여러 선생님을 찾고 있었고 우연한 기회에 그를 만나게 된 것이다. 시범을 보인다며 건반에 손을 올린 그는 제법 피아노를 잘 쳤다. 아니 매우 훌륭했다. 버터를 발라 놓은 듯 그의 열 손가락은 건반 위에서 미끄러지며 춤추고 날아다녔다. 그냥 연주를 잘하는 건지 교포라서 그런 건지 어딘지 모르게 그의 느낌은 조금 남달랐다. 그것이 내가 들은 그의 첫 연주다.

그리고 수년 동안 재즈 페스티벌, 클럽, Trio Keen의 건반 등으로 홍진표는 연주를 계속해왔고 드디어 올해 그의 곡을 모아 첫 솔로 앨범 [Daily Issues]를 내놓았다. 이 앨범엔 진짜 인간 홍진표가 있다. 그가 느끼는 소소한 행복, 슬픔, 감성 모두가 모두 홍진표의 문법으로 짜여 있다. 4년 전 그때보다 훨씬 건반을 잘 치지만 이제 그는 여유롭기까지 하다. 트랙이 넘어갈 때마다 청중은 능숙한 그의 이야기에 행복할 것이다. 물론 말이 아닌 그의 연주에 말이다. 그는 말솜씨는 별로지만 연주 솜씨는 매우 좋다. 베이시스트 박수현과 드러머 조득연과의 시너지도 이 앨범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김진웅, 음악 칼럼리스트)

01. Debussy's Golliwog's Cakewalk
02. Finality
03. Looking Beyond Today
04. Thank You For Your Crap
05. I Used to be Cute
06. Chicken Tonight
07. Coffee Break
08. No need to Change
09. Night out on the terr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