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갈수록 보사노바 리듬이 마음을 저민다고들 한다. 그러나 웬만한 신세들이라도 마이클 프랭스(Michael Franks)의 명곡 'Antonio's Song'이나 'Vivaldi's Song'은 귀에 익을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음악적 굴곡없이 일관되게 보사노바 재즈에 일심을 기울여온 고고한 음유시인의 노래는 언제나 산들한 봄바람처럼 겨울날 양지녘에 내리쪼이는 따스한 햇살처럼 푸근하다. 나직하게 읊조리는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기에 화려한 차트 성적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이 오래 묵은 아티스트에게 수많은 매니아들이 모여드는 게 아닌가 싶다.

20여년동안 마이클 프랭스가 발표했던 수많은 명곡들 중 추리고 추린-그나마 용량 과다로 싣지 못한 것들이 태반이어서 아쉬운-베스트 앨범이 바로 [The Best of Michael Franks : A Backward Glance]이다. 그의 노래라곤 요즘도 라디오에서 곧잘 흘러나오는 'Antonio's Song'밖에 모르는 사람들에게나 그의 오랜 팬들에게나 이 컴필레이션은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조 샘플, 래리 칼튼, 데이빗 샌본 등 화려한 세션이 등장했던 데뷔 앨범 [Art of Tea](76)의 대표곡 'Popcicle Toes'와 'Eggplant'가 앨범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이 곡은 그의 내한공연 때도 연주되어 귀에 익은 곡이다. 또 국내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Antonio's Song'과 'The Lady Wants To Know'도 2집 앨범 [Sleeping Gypsy](77)에서 발췌해 왔다. 'Antonio's Song'은 마이클 프랭스가 존경하는 보사노바 재즈의 대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에게 바치는 곡으로 라틴풍이 가미돼 있어 리드미컬하다.

또 몽환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When The Cookie Jar Is Empty', 론 카터의 피콜로 베이스 연주가 인상적인 'Tiger in The Rain', 블루지한 그루브감이 섞이기 시작하는 'Baseball'과 펑키(Funky)한 감각이 느껴지는 'Your Secret's Safe with Me'등도 보사노바의 매력에 흠뻑 빠질만한 트랙들이다. 90년대 들어서 블루스나 펑크(Funk)보다는 초기의 사운드로 돌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 [Dragonfly Summer](93)의 'Soul Mate'와 [Abandoned Garden](95)에서 가져온 'Hourglass'등도 수록돼 있어 그의 초창기부터 최근까지의 발자취를 일목요연하게 추적할 수 있다.

포근하고 감미로운 보사노바 선율과 시적이고 깊이가 느껴지는 노랫말에 실린 15곡의 대표작들을 부담없이 감상할 수 있는 앨범이다.

01 Popsicle Toes
02 Eggplant
03 Lady Wants To Know
04 Antonio's Song
05 When The Cookie Jar Is Empty
06 Tiger In The Rain
07 Baseball
08 Love Duet
09 When Sly Calls
10 Your Secret's Safe With Me
11 When I Give My Love To You
12 Island Life
13 Art Of Love
14 Soul Mate
15 Hourg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