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를 풍미한 틴에이지 R&B 아이콘에서
어느덧 삶의 시련을 감싸는 아름다운 여신으로 진화한 브랜디의 새로운 화제작 [Human]
Human is a thoughtful, intimate work - Guardian ★★★★☆

탁월한 비트가 돋보이는 첫 번째 싱글 [Right Here(Departed)]와 정적인 선율의 [Long Distance] 등
그녀의 변치 않는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15트랙 수록

1979년 2월 생인 브랜디는 이제 딱 서른이 됐다. 이른 데뷔 탓일까, 가수 브랜디의 이름은 술보다는 어쩐지 캔디의 달콤한 이미지가 연상되는 귀여운 어감이 강하다. 이제 다섯 살 딸아이를 두고 있다는 세월의 속절없는 흐름을 좀처럼 실감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브랜디는 복귀작 [Human]으로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을 함께 이야기한다. 발라드로 채색한 두 번째 싱글 [Long Distance]에 대해 "언젠가 어느 유부녀들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라크전에 남편을 보냈다고 했다. 그녀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노래다. 사랑하지만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는 관계에 관한 노래이기 때문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세월에 풍화되지 않은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한다 해도 브랜디는 이제 [The Boy Is Mine](1998)의 시절과 완전히 작별했음을 시인한다. 비트를 적절하게 살린 [Right Here(Departed)]와 [Warm It Up(With Love)]에서 정적인 선율을 강조한 [Long Distance]와 [Human]에 이르기까지, 브랜디의 [Human]은 믿음직한 동반자 로드니의 다채로운 음악적 스팩트럼을 관전할 수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음악 안에서 즐거움을 찾고, 누군가는 음악 안에서 유행을 발견한다. 그런데 어쩐지 브랜디는 음악 안에서 함께 세상을 바라보고 세월을 되새겨보는 이들과 대화하고 싶어한다는 인상을 준다. 변한 것들과 변하지 않는 것들을 같이 이야기하면서, 신뢰의 동반자와 함께 잘할 수 있는 것과 해보고 싶은 것들을 같이 전시하면서, 희망과 슬픔이 시시각각 교차하는 우리 삶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면서. 우리는 그렇게 또 한번 우아하게 생을 가꾸는 가수와 만난다. 젊은 날에는 젊어서 아름다웠고, 지금은 묵묵히 오늘에 수긍하면서 빛을 내는 존재를. 브랜디는 지금 [Human]을 통해 인기보다 고결한 명예를 조심스럽고 자연스럽게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01 Human Intro
02 The Definition
03 Warm It Up (With Love)
04 Right Here (Departed)
05 Piano Man
06 Long Distance Interlude
07 Long Distance
08 Camouflage
09 Torn Down
10 Human
11 Shattered Heart
12 TRUE
13 A Capella (Something's Missing)
14 1st & Love
15 F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