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더프(Hilary Duff)가 만인의 요정이었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공백을 메운 유일한 인재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비록 스피어스가 사회 전반에 발포한 틴 파워에 미치지는 못해도, 그녀의 데뷔 초기를 떠올리게 할 만큼 순수하고 당찬 소녀상이 미국인들의 가슴에 노스탤지어와 새로운 여걸 탄생의 기대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1987년, 텍사스에서 태어난 힐러리 더프는 아직까지 크리스마스를 스무 번도 채 맞지 않은 미성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V와 영화, 광고 등의 분야에서 부각을 띠며 21세기 첫 틴 스타로 우뚝 솟았는데, 14세에 주연을 맡아 당돌한 연기력을 발휘한 < 리지 맥과이어 > 시리즈는 그의 가능성과 성공을 미리 점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친구들이 학교와 가정에서 부딪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 리지 맥과이어 >의 주인공, 리지는 힐러리 더프의 또 다른 자아로 인식되면서 같은 또래로부터 열렬한 호응을 일으키고, < 에미 어워드 >와 < 틴 초이스 어워드 > 등의 공식 석상에서 배우로서의 장래를 촉망받았다. 이후 영화 < 리지 맥과이어 무비 >(2003년), < 신데렐라 스토리 >(2004년), < 레이즈 유어 보이스 >(2004년)에서 끼와 재능이 여실히 증명된다. 한편 < 리지 맥과이어 >의 사운드 트랙에서 ‘I can wait’, ‘Why not’ 등의 곡을 직접 부르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더니 급기야 앨범 < Metamorphosis >로 가수 데뷔를 선언한다. 스크린에서 스테이지로까지 진출한 욕심 많고 유행에 민감한 이 할리우드 소녀는 철지난 버블 팝 대신 ‘So yesterday’, ‘Come clean’, ‘Workin’ it out’ 등의 록 넘버들을 선보였다. 찰리 미드나이트와 존 생크스 등의 유명 제작자들이 대거 참여한 음반은 발매 첫 주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미국에서만 320만장 이상이 팔려나갔고, “포스트 브리트니”라는 영예의 호칭까지 수여받아 트윈 세대의 새로운 우상으로 떠오른다. 또한 애슐리 심슨(Ashlee Simpson), 린제이 로한(Lindsay Lohan) 등의 할리우드 스타들까지 더프의 성공 노선을 본받아 아이돌 로커로 등장하는 현상을 빚었는데, 덕분에 록의 저항력을 쇠퇴시킨 주범이라는 불명예를 짊어지기도 했다. 데뷔 앨범의 성공에 힘입어 조속히 발표한 두 번째 음반 < Hilary Duff >는 더프의 이름을 내걸어 “이것이야 말로 나의 모든 것!”이라고 당당히 외쳤다. 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의 정신적 압박에 시달렸는지 ‘Fly’, ‘Underneath this smile’, ‘Dangerous to know’ 등 전반적으로 한층 무겁고 진지한 사운드를 들려주어 나름대로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으나 전작에서 보여준 파급력은 확실히 떨어지고 있었다. 그것은 힐러리 더프가 배우의 길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01. What Christmas Should Be
02. Santa Claus Lane
03.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
04. I Heard Santa on the Radio (With Christina Milian)
05. Jingle Bell Rock
06. When the Snow Comes Down in Tinseltown
07. Sleigh Ride
08. Tell Me a Story (With Lil' Romeo)
09. Last Christmas
10. Same Old Christmas (Featuring Haylie Duff)
11. Wonderful Christmas Time